지난 21일에 방송된 동상이몽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고등학생 강선영 양과 철도공사에 다니다가 정년퇴직 이후 소득 없이 술에 기대고 있는 무능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무능한 아버지 때문에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민을 털어놓으러 온 강선영양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5년간 월세를 비롯하여 공과금과 휴대전화요금, 생활비 등을 아르바이트로 해결을 했다. 선영양의 어머니는 몸이 아파서 경제력이 없었고, 아버지는 철도공사에서 정년퇴직을 했지만, 퇴직금을 후배 빚보증으로 날린 후 경제적으로도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다.
딸 선영이의 시선에는 일도 하지 않고, 매일 술만 먹는 모습으로만 보여졌지만, 아버지 역시 나름대로 무척 열심히 살고 있었다. 퇴직금을 날렸고, 54세라는 나이가 걸림돌이 되어 막노동일을 하고 싶어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술에 기대여 살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역시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던 것 같았다. 선영양 역시 아버지의 속사정을 알고 난 이후 눈물을 쏟았고, 두 사람은 동상이몽의 출연을 계기로 가정을 지키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출연진을 비롯하여 녹화장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두 사람의 속사정과 현재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훔쳤다. 선영양의 아버지는 무능해보이는 아버지처럼 보였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돈을 벌고 싶어했다. 우리 모든 아버지들의 마음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고, 이것이 감동을 주었던 것 같다. 선영양의 마음도 너무나 이해가 되었고, 아버지의 사정도 너무나 이해가 되고 안타깝게 느껴졌던 것 같다.
감동도 있었지만, 고쳤으면 좋겠다.
요즘 같은 세상에 강선영양과 같은 딸은 어디에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교 6등을 할 정도로 공부도 잘하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를 보태고...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고, 생활력까지 강한 착한 학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부터 성인 못지 않은 생활력을 가진 선영양은 나중에 뭐가 되도 크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선영이가 아버지를 대하는 태도만 조금 고쳤으면 좋겠다. 아버지 역시 선영이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집안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 선영이는 이런 아버지의 속사정도 모르고 너무 심한 말을 하고, 막 대하는 느낌이 들었다.
아버지의 심정은 오죽하랴? 해주고 싶어도 못해주는 마음은 더 할 것이다. 딸의 원망에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안타깝게 보이기도 했다. 자신이 무능력하다고 느끼는 본인은 더 속상할 것이다. 아무리 못난 부모라도 부모에게 해서는 안될 말이 있는데, 선영양의 말투와 언행은 조금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아버지가 자신감을 찾을 수 있도록 아버지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서나 밖에서나 나이가 많다고 무시당해서 자존감 역시 많이 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동상이몽에 출연을 하고 난 이후 선영이와 아버지는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 것 같다. 무엇보다 선영이 가족이 경제력으로부터 좀 더 자유로울 수 있기를 바란다. 아버지가 꾸준히 일을 하고,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 또한 선영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제대로 하여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입학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